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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인생의 선택

룻과 나오미 - 런던테이트 미술관 (출처: maryward.or.kr)


"인생은 BCD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는 선택(Choice)이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저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지금 이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몇 시까지 일을 하다가 집에 돌아가야 할지 등등 수많은 선택 속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또한 이사할 곳과 진로를 정하는 문제 등 인생의 큰 갈림길에 서기도 합니다. 이러한 크고 작은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룻기 1장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인생에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선택은 오직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베들레헴에 살던 엘리멜렉은 기근이 들자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이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잠시 머무르고자 했지만 결국 그 곳에 눌러앉아 정착하겠다고 결심합니다. 당시 모압 지방은 아브라함의 사촌 롯이 근친상간으로 낳은 자녀의 후손들이 살던 곳으로서 이방신을 섬기던 곳이었습니다. 엘리멜렉이 모압 지방으로 이주하겠다는 결정은 현실적으로 본다면 기근을 피하기 위한 현명한 판단처럼 보였을 수 있었겠지만, 사실 하나님의 징계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겠다는 결심과 같았습니다. 

나에게도 이러한 선택의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인간적인 관점으로는 더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 더 삶의 질이 좋은 곳으로 가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 회갑이 되어도 제대로 대접해 드리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한탄스러워, "돈을 많이 벌어 더 나은 경제적 여건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향후 진로의 결정이 그저 "돈" 때문이라면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할 것입니다. 진로를 결정할 때, 더 나은 월급을 주는 곳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신앙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월급을 많이 주는 곳으로 가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면 될 것 아닌가? 그 곳에 교회가 없다면 교회를 세워서라도 신앙생활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 그럴 듯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마음을 뜯어보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바라는 욕심이 바탕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돈이 최우선이고 신앙은 뒷전으로 물러난 것입니다. 

저도 지난 몇 주 동안 매우 잘못된 결정을 했었습니다. 졸업을 하기 위해 어떻게든 논문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밤 늦게까지라도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로 인하여 그 동안 열심히 하던 새벽기도마저도 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나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말았고, 신앙이 가장 뒷전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오늘 주일예배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가던 나의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내 삶에서 유일한 선택의 기준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척박한 땅으로 가라" 하시면 가야 할 것이며, 하나님께서 "더 낮아지라"하시면 더 낮아져야 할 것입니다.

다시 룻기로 돌아가 봅시다. 엘리멜렉은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고, 그의 아내 나오미는 자신의 두 아들을 모압 지방의 여인인 룻과 오르바와 결혼시킵니다. 그런데, 결혼한 후 두 아들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기이한 운명입니까? 모압 지방으로 이주한 지 10년만에 남편과 두 아들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나오미는 베들레헴의 경제가 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두 과부 며느리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던 중 두 며느리의 장래가 걱정되어 다시 모압 땅으로 돌려 보내려고 하였습니다. 과부인 그녀들을 돌보아 줄 남편의 형제나 친척이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각주:1] 시어머니 나오미의 설득에 못이겨 오르바는 모압 땅으로 돌아갔지만, 룻은 시어머니의 설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그녀와 함께 베들레헴에 따라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에게 억지로 어머니 곁을 떠나라고 강요하지 마시고 어머니와 함께 가게 해 주세요.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저도 가고 어머니께서 사시는 곳에 저도 살겠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저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저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는 곳에서 저도 죽어 묻힐 것입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에 만일 제가 어머니 곁을 떠나면 
여호와께서 저에게 무서운 벌을 내리시기 원합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에 하나님을 떠나지 않겠다!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인지요. 룻은 원래 이방신을 섬겼지만 결혼 후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원래 하나님을 믿었던 시어머니 나오미 보다도 더욱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 여인이 되었음을 이 고백에서 알 수 있습니다. 룻기가 다윗왕의 출현을 예고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여인의 결정이 어떠한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질지 룻기의 나머지 부분도 어서 읽고 싶어집니다.

오늘 말씀은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2012년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 지 저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즉, 나의 진로 결정은 "돈"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 매 순간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저의 삶의 기준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아니하고 돈을 쫓지 아니하며 오직 하나님에게 순종하기만을 원합니다.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기를 소망하오니, 그 외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주님께서 더하여 주소서. 아멘.

■ 독일 할레 한인교회 김현중 목사의 2011년 12월 18일 주일예배 설교말씀의 큐티입니다.
  1. 출처: 캐롤라이나 한인교회 2009년 4월 19일 설교말씀 "인생의 올바른 선택" (http://www.enchristos.com/sun-sermon/2009/4/19/1.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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