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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큐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즉,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나의 정체성,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아가곤 합니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인들도 하나님의 백성이었지만 우상을 섬기는 범죄로 인하여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 몇몇은 예루살렘에 돌아와 이스라엘 왕의 족보를 기록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잊지 않고 회개하고 더욱 열심히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역대상 9:1~34).
 
바벨론에 끌려갔다가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자들 중에는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과 느디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느디님 사람들의 신분이 본래 종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본래 종이었지만, 차츰 하나님께 인정받는 가문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처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중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동하여 처음에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나중의 모습이 욕체의 욕망에 사로잡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있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브라질에 원주민에게 복음을 전하러 떠난 어느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그가 처음에는 "백인"이라는 별명을 듣다가, 그의 선한 행동에 "존경하는 백인"이라는 호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가 더욱 말과 행동을 선하게 하며 그들을 섬기자 "백인 속의 인디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하루는 그 선교사가 원주민들의 발을 씻겨 주었습니다. 이에 원주민들이 "어느 백인들이 우리의 발을 씻겨 주었던가?"라고 감동하여 그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죄인"된 자였지만, 믿음으로 거듭나 "하나님의 자녀"로서 믿음을 끝까지 지켜 천국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루살렘에 돌아온 자들은 하나님에게 예배 드리는 것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역대상 9:11). 우리는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 하루에 빠짐없이 음식을 먹지만, 정작 영의 음식 -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게을리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 음식을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리듯이, 일주일에 한 번 영의 음식을 먹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영의 음식은 날마다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벽기도는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통로이기에 매우 귀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루살렘에 돌아온 자들 중에는 문지기로 섬기는 자들, 음식을 준비하는 자들, 찬송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역대상 9:17,27,31~33). 세상의 관점에서 문지기, 음식 준비나 찬송하는 일들이 하찮은 일들로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그 일들을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소중한 일로 여기고 섬기고 봉사하였습니다. 예배를 지키고 하나님의 일을 하고 섬기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입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복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모든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있다가 다시 하나님의 성전에 돌아와 회개하고 하나님을 더욱 열심히 섬기는 모습을! 구약 시대의 사울도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은 사람이었지만 (역대상 9:35~44), 하나님을 더욱 섬기기 보다는 도리어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난 행동을 하여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 요나단은 "아버지와는 원수가 되더라도 나는 하나님의 편에 서겠다"라고 말하며 다윗과의 우정을 지켰습니다. 요나단은 하나님의 백성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하나님의 직분을 맡은 다윗을 마음으로 존경하였던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부부간의 관계에서도 서로 마음으로 존경할 때 참다운 사랑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정체성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날마다 잊지 않게 하시고 저희가 하나님을 떠나 살지 않게 하소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찬양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감사와 존경과 찬양으로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아멘.
 
■ 독일 할레 한인교회 김현중 목사의 2011년 11월 11일 새벽예배 설교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