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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감사의 놀라운 힘



이런저런 걱정과 고민으로 한 주를 보내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나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죄의 몸을 벗고 하나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런데, 무슨 연유로 걱정과 고민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일까? 걱정과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무소유"라는 글에서 이미 묵상한 바 있다. 즉, 내 마음에 번뇌가 존재하는 까닭은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내 영혼의 본질은 근본적으로 새롭게 바뀌었지만 영혼의 껍데기는 여전히 죄에 더럽혀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내 소명 중의 하나는 영혼의 껍데기에 쌓인 더러운 먼지들을 청소하여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것이다. 
 

요나의 물고기 (출처: emeng.tistory.com)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 어떻게 하면 번뇌로부터 벗어나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오늘 요나서의 묵상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그 평안이 '회개'와 '감사'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760년경의 인물인 요나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시스로 도망쳤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을 거역한 요나가 타고 있던 배에 큰 풍랑이 일게 하였고, 선원들은 요나 때문에 풍랑이 일어났다고 의심하여 요나를 바다에 던져버린다. 그는 큰 물고기 입 속에 들어가 3일 동안 지내게 된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때, 요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기도하였다.

내가 고통 중에 주께 부르짖었더니
주께서는 나에게 응답하셨으며
내가 무덤과 같은 곳에서 주의 도움을 구하였더니
주께서 내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주께서 나를 바다 깊은 곳에 던지셨으므로
물이 나를 두르고 주의 큰 파도가 나를 덮쳤습니다.

요나는 최악의 상황에서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였다. 놀라운 부분은 그 최악의 상황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고백이다. 즉, 자신이 바다에 던져진 것과 파도 속에 휩싸이게 된 것은 선원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던진 선원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대신에 자신이 바다에 던져진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징벌이라고 고백하고 하나님을 거역한 자신의 죄를 뼈저리게 회개하였다.

내가 주 앞에서 쫓겨났으나
나는 다시 주의 성전을 바라보겠다고 말하였습니다.

나 역시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갈등에 부딪힐 때, 나의 죄를 회개하기 보다는 내 책임을 회피하고 상대방을 원망하여 그 갈등과 괴로움의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기 바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런 비참한 상황을 겪어야만 하나? 나를 이런 비참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이 원망스럽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망과 회피하려는 노력들은 언제나 수포로 돌아갔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요나와 같이 자신에게 주어진 최악의 상황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고백하고 자기 죄를 가슴 깊이 회개하는 것이다. 물론, 회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회개만 하고 '나는 죄를 지었으니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낙오자가 되어야 마땅해. 나는 죽어야만 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요나처럼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해야 한다. 그저 몇 번 기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부르짖고 주의 도움을 구하여야 하는 것이다. 간절히 부르짖을 때 주님께서 나의 음성을 들으실 것이다.

요나의 부르짖음은 절망에 가득 찬 부르짖음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충만한 부르짖음이었다. 그는 아직 물고기 속에 있었지만 자신을 구원해 주실 하나님께 미리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내가 해저의 산 밑바닥까지 내려가 죽음의 땅에 갇혀 있었으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내 생명을 죽음에서 구해 내셨습니다.
내 생명이 서서히 사라져 갈 때 
내가 다시 한번 여호와를 생각하며 기도하였더니
성전에 계시는 주께서 내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무가치한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주의 자비를 저버린 자들입니다.
그러나 나는 감사의 노래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내가 서약한 것을 지키겠습니다.
구원은 여호와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믿음인가? 사실 그는 이렇게 기도할 수도 있었다. '하나님, 저의 죄 때문에 이 물고기 뱃속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결정을 하나님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이 물고기 뱃속에서 죽더라도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체념하지 않았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구원하여 주실 하나님을 굳게 믿었다.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죽을 일에 감사하기 보다 물고기 뱃속에서 구출될 일에 미리 감사하였다.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감사하는 것보다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감사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보라!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와 이적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바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믿는 데서 시작된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홍해 바다 앞에 섰을 때, '과연 이 바다가 갈라질까?'라는 의심을 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가 홍해 바다를 가를 수 있었던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하는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마도 홍해 바다 앞에 서서 추격해 오는 이집트 군사들을 피할 길을 열어주실 하나님께 미리 감사의 기도를 드렸을 것이다.

요나의 기도에서 보듯, 감사에도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감사는 이미 받은 것에 감사하는 것이요, 두 번째 감사는 앞으로 받을 것에 대한 감사이다. 이미 받은 것에 감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직장에 취업했을 때, 돈을 많이 벌었을 때, 또는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감사하는 것은 초보적인 수준의 감사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때는 누구나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러나, 진정한 감사는 불행할 때, 병들었을 때, 직장을 잃었을 때, 가난할 때, 배우자와 갈등이 있을 때,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이다. 또한, 진정한 감사는 '회개'의 감사이다.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을 때, 그 상황으로 하여금 나의 죄를 깨닫게 하여 주시고 주께 다시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드리는 감사야말로 진실한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 음성을 들으실 것이다.

앞으로 받을 것에 감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고, 돈을 많이 벌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실 하나님께 미리 감사하는 것은 초보적인 수준의 감사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참다운 감사는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에 미리 감사하는 일이다. 요나도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께서 그저 자신을 물고기 뱃속에서 꺼내주기를 기도하였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구원을 받고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 원하였다.

감사는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감사는 모든 시련을 이기고 이적을 일으키게 하는 놀라운 원동력이다. 사도 바울은 "항상 기뻐하십시오. 쉬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을 위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16~18)라고 권면하였다. 나 역시 쉬지 않고 기도하고 모든 일에 진정으로 감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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