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노트

폐품 팔아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십일조

목동제자교회의 정동호 집사님은 7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팔아 생활합니다. 하루에 2~3만원 버는 것이 전부인데도, 집사님의 부인은 남편이 날마다 벌어온 돈에서 반드시 십일조부터 챙겨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인이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어떨 때는 십분의 일보다 조금 더 떼어놓아요.
더 떼는 게 뭐냐면 할아버지가 나를 다 갖다준다고 해도, 바깥에서 따로 커피나 뭐든 누구 사줄 사람 있으면 한 잔씩 먹잖아요.
누구를 만났다 그러면 제가 얼마를 썼겠구나 생각하고 조금 더 떼고 그래요.
이건 할아버지에겐 비밀이에요. 이제 탄로나네요. 조금 더 떼고 그래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서 (십일조를) 내요." 

커피 한 잔까지도 십일조를 드리려는 이 정성에 저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폐지를 팔아 생활하는 가난한 삶 속에서도 십일조를 온전하게 드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커피 한잔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십분의 일을 십일조로 드리는 할아버지의 믿음은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감동을 받는데,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큰 감동을 받으실까요?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는 마음은 이와 같아야 함을 알았습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저를 한없이 부끄럽게 합니다.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회 오고가는 교통비가 아깝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로, 온전한 십일조를 내는데 인색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내 것을 다 챙기고 하나님을 믿는 것은 참 믿음이 아닙니다. 정동호 집사님처럼 온전히 내 삶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칠 때, 참다운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유를 붓는 여인 (출처: catholic.or.kr)


그때 마리아가 아주 값진 1나아드 향유 약 2300그램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자 온 집 안이 향유 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나 제자 중 하나이며 예수님을 팔아 넘길 가룟 유다가 이것을 보고
“왜 이 향유를 3300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소?” 하였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는 돈궤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 있는 돈을 자주 훔쳐 내는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내버려 두어라. 그녀가 이 향유를 간직해 둔 것은 내 장례를 위한 것이었다.
가난한 사람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나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 커피 한잔에도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릴 수 있는 그리스도인, 향유를 주님의 발에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렸던 마리아처럼 온전히 제 삶의 모든 것을 주님께 드릴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단상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움과 채움  (0) 2011.12.20
김장 항아리 같은 교회  (0) 2011.12.13
내가 세상을 이겼노라  (0) 2011.08.03
새 의자와 낡은 의자  (0) 2011.04.16
꽃의 그늘, 그늘 안의 꽃  (0) 201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