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34

인격주의적 종교이해 내가 처음 종교를 접했던 것은 어린 시절이었다. 어머님을 따라 성당을 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떠오르는 것은 성당에서 성가를 부르며 미사를 보던 일, 성당 벽에 장식되어 있던 모자이크 그림들, 예수님의 수난에 관한 조각들, 성모 마리아 상... 이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 때는 내가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부모님을 따라 성당에 가곤 했던 것 뿐이었다. 그 후 이사를 하게 되면서, 성당을 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의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분명하게 자리하게 되었다. 이 세상을 주관하고 이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곧잘 명상에 빠지곤 하였.. 2010. 8. 22.
저 멀리뵈는 나의 시온성, 그리고 순례자의 길 2007년 7월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탈레반 무장세력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죄수 23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한국인 인질 중 2명을 살해하였다. 이들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위험천만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봉사활동을 자원한 기독교인들이다. 아프가니스탄이 내전으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봉사활동을 했던 이유에 대하여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형제들을 위해서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그들의 용기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19세기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올 때, 얼마나 많은 선교사들이 죽임을 당했던가. 그러한 선교사들의 노력이 없.. 2010. 8. 22.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 시인 백석 (출처) 안녕하세요. 의 유원상입니다. 이제 봄이 시작되었네요. 그런데, 이상기후 때문인지 여기 독일에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새싹이 피고 새들이 지저귀는 따스한 날씨가 기다려지네요. 오늘은 백석의 이란 시를 여러분과 나눠보려 합니다. 남신의 주유동 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 2010. 3. 8.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어 [그림 출처] 안녕하세요. 의 유원상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갖고 계신가요? 부모님의 지어준 이름, 친구가 지어준 별명, 아빠, 엄마, 동생 등등, 아마 다 세어보면 수십가지가 될거예요. 저도 어릴 적 호섭이, 퀘스쳔맨 같은 여러가지 별명이 있었죠. 퀘스쳔맨은 수업시간에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해서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었는데, 그나마 맘에 드는 별명이었죠. 오늘은 김춘수의 꽃이란 시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 보려 합니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2010. 2. 21.
첫마음 ▲ 출처: 까칠한 pluto의 일상다반사 얼마 전 설날이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떡국은 드셨는지, 고향에 내려가느라 밀린 차 속에서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독일에 있어서 설날을 제대로 보내지는 못했지만, 트위터에서 친구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부분 행복하게 보내셨겠지만, 설날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아픈 사연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말고도 설날 당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죠. 한 해의 시작에 그런 아픔이 있다는 것은 아픈 일이지만, 올해의 마지막은 아름답기를 희망해 봅니다. 오늘은 박노해 시인의 첫마음이란 시를 함께 감상해 보도록 할게요. 첫마음 박노해 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 2010. 2. 17.
담쟁이처럼 ▲ 담쟁이 (원본 위치 by chitsol)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의 여러분도 아마 담쟁이를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저는 담쟁이덩굴에 뒤덮인 고려대 건물이 제일 생각나네요. 그 건물 앞의 잔디밭에서 조용히 앉아 이런 저런 명상을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0.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