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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철길 - 안도현 혼자 가는 길보다는 둘이서 함께 가리 앞서지도 뒤서지도 말고 이렇게 나란히 떠나가리 서로 그리워하는 만큼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있는 우리 늘 이름 부르며 살아가리 사람이 사는 마을에 도착하는 날까지 혼자 가는 길보다는 둘이서 함께 가리 예수님을 믿고 천국에 가는 길은 혼자서 가는 길이 아닐 것입니다. 나 혼자 만이 가는 길이 아니라 내 사랑하는 이와 이웃들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길 원합니다. 혼자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고, 함께 나란히 걸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요즘 부쩍 느끼고 있지요.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성경에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제자가 되라고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치유가 필요한 자에게 치유함을 주셨고, 비난받는 자에게 용서를, 슬픔이 있는 자에게 기쁨을.. 더보기
돌아와요 돌아와요 유원상 고개 들어 보니 어둔 밤 아무도 없는 거리에 홀로 쓰러져 있네 바람의 속삭임 타고 이 곳에 왔지 어제까지 놀던 동산 들려오는 이상한 웃음소리 잡초만 무성하고 당신과 함께 보던 책 갈기갈기 찢겨 뒹굴고 있네 당신 어디 있나요 다시 돌아와요 멀리 데려가 줘요 바람 없는 고요한 냇가로 뒤여질 이 몸 휘익 채갈까 썸찍해요 당신 어디 있나요 다시 돌아와요 멀리 데려가 줘요 영원한 평안의 땅으로 멍청한 이 몸 당신 손 놓을까 썸찍해요 더보기
그리움 그리움 - 유원상 길 잃어 오랜 세월을 헤메였누나 정처 없는 내 맘 둘데 없어 대장군 앞에 뉘어도 보고 치마폭에 빠져도 보고 광대짓도 해 보고 더 갈데 없어 벼랑 끝에 서 있네 정신 들어 눈 떠보니 쓰러지는 내 눈물 닦아 손 꼬옥 잡아주신 님 썩어가던 내 심장 님 향한 사랑 되고 얼어붙던 내 손 님 향한 고운 손 되었네 님 그리워 간절한데 얼굴은 보이지 않네 이리도 그려보고 저리도 그려보네 더보기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 시인 백석 (출처) 안녕하세요. 의 유원상입니다. 이제 봄이 시작되었네요. 그런데, 이상기후 때문인지 여기 독일에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새싹이 피고 새들이 지저귀는 따스한 날씨가 기다려지네요. 오늘은 백석의 이란 시를 여러분과 나눠보려 합니다. 남신의 주유동 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 더보기
담쟁이처럼 ▲ 담쟁이 (원본 위치 by chitsol)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의 여러분도 아마 담쟁이를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저는 담쟁이덩굴에 뒤덮인 고려대 건물이 제일 생각나네요. 그 건물 앞의 잔디밭에서 조용히 앉아 이런 저런 명상을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