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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저 멀리뵈는 나의 시온성, 그리고 순례자의 길




2007년 7월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탈레반 무장세력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죄수 23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한국인 인질 중 2명을 살해하였다.
 
이들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위험천만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봉사활동을 자원한 기독교인들이다. 아프가니스탄이 내전으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봉사활동을 했던 이유에 대하여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형제들을 위해서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그들의 용기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19세기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올 때, 얼마나 많은 선교사들이 죽임을 당했던가. 그러한 선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에는 복음이 전파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복음을 아프가니스탄 형제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목숨이 위태로운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한국의 젊은 청년들은 참으로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순교하셨던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예배 당시 배 목사와 함께 신학을 공부한 동기 목회자들이 부르던 찬송가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이 지금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울려온다. 이 곡은 작사자와 작곡자를 알 수 없는「순례자의 노래」(Pilgrim's Song) 라는 외국 복음성가를 번역한 노래이다.[각주:1]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 
오 거룩한 곳 아버지집
내 사모하는 집에 가고자 한 밤을 세웠네
저 망망한 바다 위에 이몸이 상할지라도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주 복음 전하리
아득한 나의 갈길 다가고 
저 동산에서 편히 쉴때
내 고생하는 모든 일들을 주께서 아시리
빈들이나 사막에서 이 몸이 곤할 지라도
오 내주예수 날 사랑하사 날 지켜 주시리
- 찬양곡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 가사

바울, 요한, 베드로와 같은 예수님의 사도들이 복음을 전할 때 이 성가에서 묘사한 것과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향한 강한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온갖 고초를 겪었지만, 그들은 도리어 주님의 은총과 사랑에 그 누구보다도 더욱 큰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았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사도들 그리고 고 배형규 목사님과 같이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을까? <천로역정>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이 내 모든 것을 버리고 그 분을 향해,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을 향해 나아가는 진정한 순례자가 될 수 있을까? 악과 욕망과 거짓에 젖어들어 사는 삶은 아무리 편안하더라도 생명이 없는 죽어 있는 삶이지만,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참다운 순례자의 삶, 사랑이 있는 삶이라면 비록 가난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깨어 있는 참된 생명이 있는 삶일 것이다.

참된 순례자의 길. 그 길을 걸어가고 싶다. 오직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을 향해 나아가는, 가진 것은 없지만 기쁨과 사랑으로 충만한 순례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리하여, "아득한 나의 갈 길 다 가고 저 동산에 가게 될 때" 후회없는 삶이 될 수 있도록, 고단할지라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위하여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1. "순례자의 노래"에 대한 자세한 정보. http://blog.daum.net/osowny/1388513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