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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한 알의 밀알 되어

by illbegoodtree 2012. 4. 23.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최영심 작, 1992, 대치2동 성당)


오늘 예배는 감동과 성령 충만이 있는 예배였다. 오랫동안 성령에 목말라하던 나에게 오늘 예배는 영적 양식을 배부르게 먹었던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예배 중 기도하는데 특별히 감동의 눈물이 흘렀던 것은 "씨앗"을 생각하면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 내가 구원받았다는 것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였다는 것과 같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24)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 내가 구원받았다는 것은 교회에서 수도 없이 듣는다. 그런데, 솔직히 그것이 마음 속에 잘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았다. 믿음이 부족한 시절에는 이런 의문에 빠지곤 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다는데 그것은 수천년 전의 일일 뿐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예수님의 구원사역은 수천년 전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지금도 이 세상에 살아 계신다. 어떻게?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가신 이후에도 첫번째로는 열두 사도를 통해서, 그 후로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사역을 계속 하고 계신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수많은 생명을 살렸고, 그 구원받은 생명들이 다시 밀알되어 땅에 떨어져 더 많은 생명들을 살리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 이르자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 것이었다. 나 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지나온 수천년의 세월들, 그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


오늘날 내가 구원받게 된 것는 수많은 그리스도인 선배들의 헌신과 희생 없이는 있을 수가 없었다. 가장 가깝게는 나를 전도한 아내, 나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해주신 조대웅 목사님과 김현중 목사님이 있다. 하지만 그 분들 이전에 한국에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순교한 수많은 선교사들이 있었다. 만약 그러한 헌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예수님을 자유롭게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바로 가까운 이웃 북한을 보면 알 수 있다. 


나의 구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과 그 분께 자신을 드렸던 그리스도인들의 온전한 믿음과 헌신이 바로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을 행하신 이는 바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제 나 역시 새로운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밀알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내가 완전히 죽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과거 역시 십자가에 못박아 죽어야 하고, 주님께서 부활하셨듯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내가 죽고 오직 내 안에 예수님의 생명으로 가득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수님을 닮는 연습을 시작하자. 일상 속에서 "이럴 때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스스로 물어보며 성경 속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다. 내 삶의 안위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분께 순종하는 삶. 몸과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듯 내 이웃을 진정으로 돌보고 사랑하는 삶.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온전히 나를 버리고 헌신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삶. 이것이 내가 원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고린도전서 11:23~26)


주님의 떡과 잔을 마시며 우리에게 주신 소명을 되새겨 본다. 그것은 바로 주의 죽으심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다. 나의 구원을 위하여 수많은 생명들이 밀알되어 죽어야 했듯, 나 역시 또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주님의 밀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