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나무

겨울나무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단단한 겨울나무 - 이재무의 "겨울나무" 잎사귀로 풍성하고 새들로 지저귀는 한여름의 나무들은 아름답습니다. 울창한 숲속을 거닐면, 마음이 상쾌해지고 시원해지지요. 지저귀는 새들과 잎사귀들로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나무. 그런데, 한편으론 그들은 잎사귀에 가려 넓디 넓은 하늘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삶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와 직장에서 여러 결실을 얻으면서 만족을 얻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여름의 화려.. 더보기
꽃의 그늘, 그늘 안의 꽃 매화나무나 벚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목련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꽃이 먼저 핀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부터 보여준다. 참으로 순수한 열정이다. 나뭇가지의 어디에 그런 꽃이 숨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겨울에 그들은 한낱 불품없는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색깔도 거무튀튀하다. 먼지가 쌓여있고, 가끔 새똥도 묻어 있고, 어떤 것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어딜 보아도 아무데도 쓰일 데가 없는 무가치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꽃을 피워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나를 아름답게 한다. - 정호승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중 사람에게도 화려하게 꽃피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볼품없는 시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화려한 시기에도 내면에는.. 더보기
첫마음 ▲ 출처: 까칠한 pluto의 일상다반사 얼마 전 설날이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떡국은 드셨는지, 고향에 내려가느라 밀린 차 속에서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독일에 있어서 설날을 제대로 보내지는 못했지만, 트위터에서 친구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부분 행복하게 보내셨겠지만, 설날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아픈 사연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말고도 설날 당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죠. 한 해의 시작에 그런 아픔이 있다는 것은 아픈 일이지만, 올해의 마지막은 아름답기를 희망해 봅니다. 오늘은 박노해 시인의 첫마음이란 시를 함께 감상해 보도록 할게요. 첫마음 박노해 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