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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노트

꽃의 그늘, 그늘 안의 꽃 매화나무나 벚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목련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꽃이 먼저 핀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부터 보여준다. 참으로 순수한 열정이다. 나뭇가지의 어디에 그런 꽃이 숨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겨울에 그들은 한낱 불품없는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색깔도 거무튀튀하다. 먼지가 쌓여있고, 가끔 새똥도 묻어 있고, 어떤 것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어딜 보아도 아무데도 쓰일 데가 없는 무가치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꽃을 피워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나를 아름답게 한다. - 정호승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중 사람에게도 화려하게 꽃피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볼품없는 시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화려한 시기에도 내면에는.. 더보기
소셜 네트워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제 하루 동안 집에서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것처럼 불안하여 인터넷 접속이 되나 계속 확인해 보는 나의 모습을 보며 '이것도 중독이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연 하나님과의 소통이 끊어졌을 때 이렇게 숨을 쉬지 못하는 것처럼 불안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웃과의 소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하나님과의 소통이 없는 어떠한 말과 행동도 그저 쓰잘데기없는 잡음에 불과하겠지요. 소셜 네트워크에서 나누는 모든 것들이 그저 나누기 위한 나눔이 아니라, 하나님의 떡과 사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더보기
가톨릭과 개신교 문득 예수님을 믿는 많은 종교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가톨릭, 성공회, 개신교 등등. 심지어 개신교 내에서도 장로교, 성결교, 침례교, 감리교 등으로 나뉘고, 장로교 내에서도 통합, 합동, 고신파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교파가 나뉘었다. 개신교 내의 교파들은 어느 정도 서로 유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개신교와 가톨릭은 아직도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개신교와 가톨릭에 대한 나의 신앙적 입장은 분명하다. 모두 예수님을 믿는 "한 형제(Brothers)"라는 것이다. 예수님이라면 개신교를 더 사랑하실까, 가톨릭을 더 사랑하실까? 예수님은 어느 교단에 있든 진정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자를 사랑하실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개신교인이지만, 언제나 가톨릭 교인들을 한 형제.. 더보기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 문득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는 성 프란체스코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난한 자, 고통받는 자, 슬퍼하는 자를 위해서 눈물 흘리며 주님께 기도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선명하게 들어와서 한동안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복음이란 결국 그런 기도와 사랑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태석 신부가 수단의 톤즈에서 복음을 전한 것은 성경을 통해서가 아니라 진심어린 기도와 사랑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내 자존심, 명예, 헛된 욕망. 이런 것들을 먼저 내려놓고 하나님께 겸손한 자세로 나아가 무릎을 꿇어야 함을 깨닫는다. 그 분의 사랑이 오늘도 살아숨쉬고, 그 사랑을 어둠 속에 전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영혼이 있음에 감사드린다. 평화의 기도 성 프란체스코 나를 당신 평화의 사도가 되게 하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모욕.. 더보기
기뻐하고 감사하라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4-7) 오늘따라 이 말씀이 가슴에 사무쳐온다. 나는 종종 쓸데없는 고민에 사로잡히는 일이 많았다. 내가 갖고 있는 고민들은 더 고통받고 찢어지는 아픔을 겪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상처받는 사람들, 슬퍼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기뻐하라'는 말씀이 귀에 들어올까? 오히려 버럭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바울은 무슨 뜻으로 '기뻐하라'고 한 것일까? 그것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