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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노트

비움과 채움 한때 무성한 잎들을 모두 내려놓기 시작하는 나무, 새로운 나이테를 더하기 위한 절실한 세월과의 약속이다 그로하여, 내 마음 안의 온갖 잡동사니를 비우는 일, 자랑 못하는 탐닉으로부터 벗어나는 일, 늘 비우고 소유가 작았을 때, 가벼운 몸뚱어리의 유쾌함은 남은 시간의 여유를 마음 안으로 옮기는 슬기로움이거늘, 메마른 강둑에서 바라보아 흔들리며 비워내는 갈대의 이치도 가벼이 겨울 강을 건너려는 속임수다. - 박종영 "비우는 연습" 중 우리는 종종 소유가 더욱 큰 자유를 준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돈이 있으면 여행도 마음껏 다니고 사고 싶은 것 마음대로 살 수 있을텐데..." 그런데, 욕심은 욕심을 낳고, 커진 욕심은 악을 낳으며, 결국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비움이 우리에게.. 더보기
김장 항아리 같은 교회 올해도 나는 김장김치를 담지 않았다. "김장독 깨끗이 씻어서 뒤뜰에 묻어 놓았습니다. 맛있는 김장김치 나누어 먹읍시다. 뒤뜰에 빈 김장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안부로 전화를 한 지인들이 어찌 그냥 지나치고 말겠는가. 며칠 후면 항아리에 이 집 저 집의 정성이 담긴 김치들로 채워지고 서로 섞이며 익어서 색다른 맛으로 익어 가는 것이다. - 박남준 "산방일기"중 11월이 되면 이웃 아주머니들과 함께 김장김치를 수십포기 담그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김치를 담그실 때면 옆에 앉아 한 입만 입에 쏘옥 넣어달라고 졸라대곤 했습니다. 이웃들과 김장김치를 주고 받던 정겨운 모습들. 요즘에는 마켓에서 사 먹고 말지만, 옛날에는 김치에 그런 구수한 정이 있었지요. 그런 정내음 나는 김치가 그립습니다. .. 더보기
폐품 팔아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십일조 목동제자교회의 정동호 집사님은 7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팔아 생활합니다. 하루에 2~3만원 버는 것이 전부인데도, 집사님의 부인은 남편이 날마다 벌어온 돈에서 반드시 십일조부터 챙겨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인이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어떨 때는 십분의 일보다 조금 더 떼어놓아요. 더 떼는 게 뭐냐면 할아버지가 나를 다 갖다준다고 해도, 바깥에서 따로 커피나 뭐든 누구 사줄 사람 있으면 한 잔씩 먹잖아요. 누구를 만났다 그러면 제가 얼마를 썼겠구나 생각하고 조금 더 떼고 그래요. 이건 할아버지에겐 비밀이에요. 이제 탄로나네요. 조금 더 떼고 그래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서 (십일조를) 내요." 커피 한 잔까지도 십일조를 드리려는 이 정성에 저는 감동하지 않을 수.. 더보기
내가 세상을 이겼노라 참으로 어린 아이와 같은 나의 모습을 봅니다. 조금의 고난이라도 당하게 되면, 이성을 잃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주위 사람들을 비난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인내심을 갖고 기도에 정진하는 이웃을 볼 때면,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너희가 고난을 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복음 16:33) 로마군인에게 잡혀가시기 직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 남겨진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주는 말씀인지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온갖 고난을 이기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령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제 그 어.. 더보기
새 의자와 낡은 의자 새 의자와 낡은 의자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새 의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마도 낡은 의자를 선택할 것이다. 새 의자는 가난한 자에게 주고 자신은 가장 낮은 자리로 갈 테니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