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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타이타닉을 바라보며

벨파스트의 타이타닉호 건조장


2009년 영국 벨파스트(Belfast)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기사가 "이 도시가 타이타닉(The Titanic)을 제조한 곳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방문할 사무실 바로 옆에 그 타이타닉의 건조장이 있어서 일을 마치자마자 바로 그 건조장을 구경해 볼 수 있었다. 건조장의 크기만 보더라도, 타이타닉호가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당시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식민지를 거느린 세계의 제일가는 국가였고, 타이타닉호는 그러한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그 거대한 타이타닉호가 1912년 차가운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우리 교회는 침몰해가는 타이타닉호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대형화되고 많은 신도들로 넘쳐나고 성장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 교회는 머지 않아 유럽처럼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최근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의 금권선거 논란으로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왜 기독교인들이 그토록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일까?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21~23)
예수, 성경, 복음, 천국, 헌신을 열심히 외치지만, 거기에 진정한 회개, 진정한 믿음, 진정한 소망, 진정한 사랑, 그리고 진정한 겸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잘 짜여진 교리가 무슨 소용일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꽹과리와 같은 것을. 이제 나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그 비난과 조롱의 십자가를 짊어져야 한다. 회개하고 또 회개하고, 낮아지고 또 낮아지며, 품고 또 품으며,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싶다.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 위에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Nearer My God To Thee) 이라는 찬송을 연주했던 선교사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바로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 다가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