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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그리스도인이 직장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은 목사나 선교사처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회에서 직업을 가지면서 일정 시간만 하나님의 일에 투자하는 평신도가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평신도라고 할 수 있지요. I'll Be Good Tree도 어떻게 하면 평신도가 목사나 선교사 못지 않게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느냐를 함께 고민하고 이에 관한 간증을 나누는데 촛점을 두고 있습니다.

평신도가 사회에서 일할 때, 간혹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직업에서 최고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최고가 되려는 건 개인적인 명예욕일지도 모르잖아요. 최고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는 작은 일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이 된다면 좋은 일이 아닐까요?" 
이것은 사실 매우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직업에 임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출처: Jejusori.net)


요즘 음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양은 최근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해 달라'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도를 했다고 간증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 궁금해 하고 또 물어온다면, 당당히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꿈은 사회에서의 성공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꿈입니다. 그녀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녀의 꿈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요.

박지혜양의 인터뷰는 제게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직업에서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직장일은 하나님을 위한 일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니 적당히 하고 넘어가자', 또는 '명예욕으로 이 일을 하느니, 일은 적당히 하고 그 대신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성경모임과 선교에 더 열심히 참여하자'라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박지혜양은 정반대로 자신의 일에서 최고가 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지혜 양의 사례와 함께 성경의 한 장면도 문득 떠오릅니다. 베드로(당시 이름은 시몬이었습니다)는 원래 어부였습니다. 어느 날, 호수에서 하루종일 고기를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단 한마리도 잡히질 않았습니다. 머리 속에는 병든 어머니와 고생하는 가족들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옆에 예수님과 추종자들이 설교를 하러 왔지만, 그의 마음에는 예수님 보다는 온갖 걱정거리로 가득 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바로 시몬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시몬에게 그물을 들고 고기를 잡으러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은 의아해 했지만, 말씀대로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다시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수많은 고기가 잡혔던 것입니다. 



예수님과 고기잡는 시몬 (출처: headforart.com)


시몬은 이제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어부가 되었습니다. 그는 직업적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그물을 던지자 마자 순식간에 엄청난 수확을 했으니, 그의 능력을 인정받을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시몬은 하나님을 찬양하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 앞에 무릎꿇고 울면서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무엇이 죄였다는 말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고기를 잡는데 자기 힘에 의지하고 하나님의 권능과 힘에 의지하지 않은 죄일 것입니다.

박지혜양의 인터뷰와 시몬의 이야기를 돌아보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직업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제 차츰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그리스도인에게 '최고'는 남들과 비교해서 우수한 인재가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철저히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고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는 것, 내가 직장에서 얻은 성과를 모두 하나님의 놀라운 영광과 은혜로 돌리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선물로 주십니다.

그런데,시몬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시몬과 그의 곁에 있던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을 직접 두눈으로 보고 체험했을 때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 보다는 그 엄청난 권능에 두려움이 앞섰을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누가복음 5:10)

이 말씀을 듣고, 시몬은 자신의 배와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예수님께서 진정 원하셨던 것은 단지 시몬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 해야 할 사명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자신의 모든 직업적 성공을 버려둔 채, 진정 사람 낚는 어부가 되기 위해 주님을 따라갔습니다. '사람낚는 어부 대신에, 그냥 고기 낚으면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거잖아. 다음 번에는 더 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을까?'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사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사명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여 많은 사람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저의 추측일 뿐이지만) 예수님께서 이적을 보이기 전에 시몬이 하루종일 고기를 잡지 못했던 것도 주님의 뜻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 큰 그릇으로 쓰시기 위해서 때로는 직업에서의 실패를, 때로는 직업에서의 성공을 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직업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직장에서 일이 잘 풀리든 풀리지 않든, 최고이든 그렇지 않든,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돌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정진호 교수 (출처: netzealand.com)


또한, 시몬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직장에서 최고가 되어 큰 명예를 누릴 때 어느 순간 그 모든 명예를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가야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KOSTA 강사인 정진호 교수는 미국 유학시절 NASA에서 최고의 조건으로 일자리를 주었지만, 한국의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그 제안을 마다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그리스도인은 결국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여 많은 이들을 구원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사명으로 하여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직장에서의 성공도 주시고 실패도 주시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장에서의 성공과 '최고'가 되는 것에 집착해서는 안되는 이유지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직장에서의 성공과 자신의 명예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 그럼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최고'라는 개념은 사회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어야 합니다. 비신자들에게 '최고'는 남들보다 뛰어난, 감히 남들이 넘보지 못할 우수한 재능이나 재주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최고'임을 판별하는 주체는 일반 대중이나 전문가들이 되겠지요. 반면에,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최고'란 자신의 일을 할 때 얼마나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으로 하나님이 원하는 결실 - 복음과 하나님의 평강과 사랑을 전하고 주위의 사람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결실을 많이 맺었으냐에 달렸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최고'임을 판별하는 주체는 마땅히 '하나님'이시지요. 일반 사회에서 '최고'는 오직 소수의 그룹만이 선택받을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에서는 모두가 하나님에게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가장 약하고 어리석고 버림받은 사람을 크게 쓰신다고 하셨습니다. 뛰어난 재능과 기술을 가진 사람, 사회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사람보다, 하나님은 오히려 재능이 없는 사람, 사회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통해서 더 크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바라실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고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건 없건 간에 하나님 앞에서 모두 참다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최고란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최고'가 아니라, 오직 참다운 신앙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에게 인정받는 '최고'를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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