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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에세이

세상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어라

아름다운 길 (출처: blog.donga.com)



얼마만에 읽는 성경말씀인지 모릅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말씀을 주시기 원합니다"라고 기도드린 후 성경을 폈습니다. 저의 눈에 들어온 말씀은 이사야 15~16장의 말씀으로서, 경제적으로 부유해지자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고 매우 교만하였던 모압 사람들에게 일어날 거대한 재난을 예언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 나에게 이러한 말씀을 주셨을까? 사실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주시기를 원했는데 도리어 재난의 경고라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요즘 이러한 끔찍한 징벌을 받을만한 불순종한 일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는 죄가 아직도 나를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다시 이 말씀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모압 사람들에게 엄청난 징벌을 내려야 하면서도 고통에 부르짖는 그들을 바라보시며 함께 슬퍼하고 탄식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애절하게 녹아있습니다. 
 
내 마음이 모압을 위하여 부르짖는도다
그 귀인들은 소알과 에글랏 슬리시야로 도망하여 울며
루힛 비탈길로 올라가며 호로나임 길에서 패망을 부르짖으니
(이사야 15:5

하나님은 그들에게 재앙을 내리시면서도 그들을 어떻게든 구원토록 이끄시기 위해서, 모압의 피난민들에게 사자를 보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또한, 모압의 피난민을 맞이하는 유다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조언해 주고 중재해 주어라.
한낮에는 밤처럼 네 그림자를 드리워서 쫒겨난 사람들을 숨겨 주고
피난민을 그림자 밖으로 몰아내지 마라
(이사야 16:3)
 
이 말씀이 저의 가슴 속에 꽃혔습니다. 하나님의 큰 징벌을 받고 모든 것을 잃고 고통받는 자들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의 피난처가 되어 주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주실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통받는 세상 사람들을 향해 부르짖고 계시는 하나님의 탄식을 깨닫고 그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어라!
 
얼마나 감동적인 말씀인지요. 저는 지금까지 나와 가족의 장래만을 위해서 기도했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지는 못했습니다. 바로 저야말로 신실한 척 겸손한 척 하는 이기적이고 교만한 그리스도인이었던 것입니다! 슬퍼하고 고통받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지 않을 때 온전히 주님과 연합할 수 없게 될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잊고 슬퍼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피난처가 되어 주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