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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큐티

핍박을 당할 때

성벽을 둘러보는 느헤미야 (출처: blog.daum.net/hwany1947)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지지하고 격려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조롱하고 모욕하며 방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느헤미야가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벽을 재건할 때에도 산발랏이란 자가 그를 모욕하고 조롱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연약한 유대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성을 재건하려는가? 제사를 드릴 작정인가? 하루에 공사를 끝마칠 셈인가? 다 타 버린 잿더미 속에서 돌을 끄집어내어 다시 사용하겠다는 말인가?" (느헤미야 4:2)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힘든 상황에서 격려를 해 줘도 부족한 마당에, 산발랏은 도리어 느헤미야의 노력을 조롱하며 일을 훼방하려 하였습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분노에 치밀었겠습니까? 느헤미야는 바사 제국에서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 부귀와 명예를 누리며 살다가 어려움에 빠진 조국을 구하기 위해 조국의 총독으로 자청했습니다. 희생적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에게 오는 조롱과 모욕은 이루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화내지 않고 대신 자신의 억울함과 분노를 하나님께 토로하였습니다.

우리 하나님이시여, 들으소서. 우리가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조롱하는 말이 자기들에게 돌아가게 하시고 저들은 외국 땅에 포로가 되게 하소서.
저들이 주의 성을 재건하는 우리를 모욕하였습니다. 
저들의 악을 묵인하지 마시고 저들의 죄를 용서하지 마소서

사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핍박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 (마태복음 5:44)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장 누군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모함하고 모욕당하게 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게 되지요. 어릴 때부터 겪어왔던 상처들과 피해의식 등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뿌리 깊이 남아 있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여야 함을 알면서도 이와 같이 행동하기란 매우 어려웠습니다. "예수님에게 순종하는 길이란 이처럼 어려운 것인가"라는 좌절감에 휩싸이곤 했지요. 그런데, 오늘 저는 느헤미야로부터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참지 못하고 원수에게 화를 내는 것보다 차라리 하나님에게 자신의 억울함과 분노를 솔직하게 토로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용서하지 마시고 벌하여 주소서"라는 기도가 "그들을 용서하여 주시고 벌하지 마옵소서"라는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은 아닐지라도, 하나님께서 반드시 나의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고 모든 일을 선한 길로 해결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간구하면 할수록, 산발랏과 그의 지지자들은 조롱과 모욕에 그치지 않고 예루살렘을 공격하여 혼란을 일으키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핍박과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께 간구하며 묵묵히 나아갈 때, 원수들은 도리어 더욱 격렬한 기세로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 동안 잘 참아오다가 바로 이 격렬한 공격의 때를 이기지 못하고, 그들에게 화를 낸다면 지금까지 하나님께 간구해왔던 노력은 모조리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겠지요. 저도 그러한 미련한 행동을 수도 없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원수들의 난동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우리를 격렬한 기세로 공격하는 순간을 잘 이긴다면 "비온 후에 무지개가 뜨듯이" 하나님께서 큰 축복과 평안을 주실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그들의 공격 계획을 알고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적을 무서워하지 말고 두렵고 위대하신 여호와를 생각하며 
여러분의 형제와 자녀와 아내와 가정을 위해 용감히 싸우십시오.

그리고 백성들은 무기를 들고 경계를 하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단합되어 성벽 재건의 공사현장을 지켰고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중에 어려움이 닥쳐올 때 게을러지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이전보다도 더욱 원수와 마귀의 공격에 우리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더욱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기 원합니다. 그 원수와 마귀의 공격은 외부로부터 올 수도 있지만, 바로 나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경우도 자주 체험하였습니다. 사실 외부의 핍박보다 나 자신의 마음에서 오는 시련에 더 잘 무너지곤 합니다. 주님! 느헤미야처럼 항상 마음을 경계하여 더욱 열심히 주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이끄소서. 아멘.

■ 독일 할레 한인교회 김현중 목사의 2011년 12월 12일 새벽예배 설교말씀의 큐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