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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마을

겨울나무

겨울 나무 (출처: 3d.zoa.to)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단단한 겨울나무  
- 이재무의 "겨울나무"

잎사귀로 풍성하고 새들로 지저귀는 한여름의 나무들은 아름답습니다. 울창한 숲속을 거닐면, 마음이 상쾌해지고 시원해지지요. 지저귀는 새들과 잎사귀들로 외롭지 않을 것 같은 나무. 그런데, 한편으론 그들은 잎사귀에 가려 넓디 넓은 하늘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삶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와 직장에서 여러 결실을 얻으면서 만족을 얻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여름의 화려함은 어느덧 지나갑니다. 화려함의 잎사귀들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무는 점점 벌거숭이가 되어 갑니다. 덩치 커 보였던 나무도 잎사귀가 떨어지고 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습니다. 부끄러운 듯 서 있는 나무에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닥쳐오는 서리와 바람들. 그제서야 앙상한 나무는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바라보지요. 잎사귀가 떨어지고 나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려면 이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는 온갖 가식과 욕망의 꺼풀을 벗어버리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주님이 우리를 만나러 오시더라도 어찌 주님을 주님으로 영접할 수 있겠습니까?

닥쳐오는 시련 속에서 나무는 하나님을 더욱 갈망하게 되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오직 '줄기'와 '가지', 즉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으로만 추운 겨울을 견뎌내게 됩니다. 주님! 주님의 '참된 나무'가 되길 원합니다. 욕망과 가식의 꺼풀을 벗어버리고 저의 마음을 청결하게 하시고 온전히 주님만을 소망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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