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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마을

작은 소망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 이해인 수녀의 "작은 소망" -


누군가에게 맛있는 소금 한 톨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이해인 수녀의 <작은 소망>이라는 시를 음미하면서, 오직 나 자신의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살았던 지난날의 시간들을 반성해 본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지위에 오를 수 있을까' 또는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소망일 것이다.
  명예나 부귀는 일시적인 행복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을 초월한 영원하고 참다운 행복을 우리에게 안겨주지는 못할 것이다.

작은 소망. 이 소망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한 소망이다. 
  그 누군가가 내가 아는 사람일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기쁨을 주는데서 행복할 수 있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사랑은 이러한 작은 소망에서 싹트는 것일 게다. 
  다른 사람을 향한 아주 작은 소망이 더 커지고 커져서 큰 소망이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그 소망과 사랑이 전해져서, 결국 세상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천국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복잡한 철학적 이론을 세우거나 큰 뜻을 품는 것도 좋지만, 시인과 같은 그러한 순수하고 작은 소망을 가지는 것이 하느님을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삶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를 향한 작은 소망을 품어보는 것이 어떨까? 그 소망이 다시 내게 돌아와 내 마음에 작은 행복의 씨앗을 심게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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